일상 3 - 비행 생활 시작

2024. 3. 24. 23:57기록

강남 낙원 타코였나...

 

비행교육원 입과 전이였다.

 

난생 처음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같이 살기로 한 형들과 친구와 함께 서울에서 만났다.

군 생활 중 육군 항공학교 후반기 교육 때 본 17학번 선배이자 친구인 녀석 소개로 우리 방이 결성되었다.

 

서울에서 만난 우리는 처음 봤음에도 불구 매우 친화력 만렙을 찍은 한 형님 덕에 아주 빠르게 친해졌다.

 

입과 전 나는 사치스러운 호화를 누린다.

 

군 입대도 아닌 그냥 태안 비교원 입대... 아닌 입과인데 사치란 사치는 다 부렸었다. ㅋ
대학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도파민 말기 환자 형님과 함께 만찬도 즐겼다. 이 사람은 고등학교 선배이자 대학교 같은 학과 후배이다... 3~4학년의 나를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하는 주범이다.
내 자대 바로 옆 한국 항공대학교에서 부대 간부들과도 찐하게 한잔 했다.

 

정말 돈이 많았거나... 아니면 재입대를 하는 기분이거나 둘 중 하나여서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즐거운 생활을 마무리 하고 드디어 대망의 그날이 왔다.

 

아...

오랜만에 방문하는 캠퍼스는 나에게 몇 가지 인상을 남겼다.

당시 나는 차 없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였다. 그래서 그런진 몰라도

 

'편의점 2개, 식당 3개 겨우 있는데... 갑갑하네...'

'카풀 시장이 활성화가 된 이유를 알겠다.'

'서울 보내줘.'

'서울 보내줘.'

'서울 보내줘.'

....

'그래도 비행기 소리는 좀 설레네'

 

이런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기숙사 모습... 난 몰랐다. 3개월 겨우 있다가 멍청하게 나가게 될 줄은...

 

같이 살던 멤버들은 나를 포함한 4명이고 각기 특징이 매우~ 진한 멤버들이었다.

 

나를 빼고 모두 1년 휴학하고 돌아온 17학번 선배들이었다.

 

나와 동갑이던 한 명은 앞서 말했듯, 육군 항공학교 후반기 교육에서 만난 친구였고, 매사 열심히 하는 친구다. 되게 차분했고... 조용했다. 하지만 야심한 밤의 그는 코로 탱크를 몰아 주변인들의 잠자리 기강을 잡을 수 있는 미친 능력을 가졌었다. 오버워치를 할 때 성격이 갑자기 바뀐다는 특성도 가졌다.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은 극 I 성향(지극히 내향)을 가진 사람이다. 그렇다고 숫기가 없는 타입은 전혀 아니다. 옆에서 나와 맏형이 시끄럽게 떠드는걸 재밌게 옆에서 구경하던... 말 그대로 모든 상황에서 '시청자'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잔잔한 성격이지만, 잔잔한 또라이가 제일 무섭다 하지 않은가? 이 사람도 꽤나 미친 사람이었다.

 

제일 맏형은 나와 세 살 차이로, 정신 연령이 가장 어렸다. 나와 거의 1년 넘게 같이 살았고, 동거동락을 했다. 행동력과 친화력 만큼은 최강인 타입이다. 성격도 쿨하긴 한데 가끔은 아니고 종종 정신을 어디 잃어버린 것 마냥 산다. ㅋㅋㅋ 이 형 덕에 비행 생활하는데 있어 친구 사귀는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불행 중 다행인건 차가 있는 친구가 있었다는 점이다. 같이 살고 있는 친구도 차가 있었고... 어딘가 나가서 외식을 하는게 하루 유일한 낙이였다.

 

잠시 나를 미치게 하던 '안면횟집 회덮밥'
국물 예술인 안면횟집 회덮밥에 같이 나오는 매운탕

 

지금은 올랐지만 10,000원 초반대에 회덮밥과 매운탕? 폼 미쳤었다... 나를 미치게 하는 이런 메뉴들이 있었고 이들 덕에 술과 배만 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대망의 입과!

110명이 넘은 말도 안되는 입과 인원에 분반을 하여 수업을 들었다.

 

당시 비행을 시작하기로 하여 입과를 시작한 인원은 115명 가량...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비행교육원 설립 이례 가장 많은 인원들이 동시에 입과했을 것이다.

 

코로나19와 학과 합병, 전과 및 편입 등 다양한 이유로 서로가 누군지 잘 모르는 적막 속 4줄 견장을 들고 여유롭게 강의를 시작하는 비행 교관님...  항상 수업 시작 전에는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는 모습과 함께, 어려운 취업 상황에서 입과를 하여 비행을 시작하는 것이 맞는 지에 대한 고민 가득한 한숨 섞인 대화도 있었다.

 

휴학이 가능함에도 불구, 코로나19는 깨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바로 입과를 한 나와 같은 케이스도 있었을 것이고, 더 이상 휴학은 학칙상 불가하여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인원도 있었고, 코로나19로 굳어버린 취업 시장과 관련 없이 ROTC 학군단을 통해 장교가 되기 위해 입과한 친구들도 있었다. 아무튼 각기 다양한 이유로 115명이 모였다.

 

학술 수업이 끝나면 시뮬레이션이 있는 내 자리에서 플심으로 비행 연습을 했다.

뭐 그렇게 의미가 있겠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다들 열심히 매진했었다.

 

태안에 오래 있으면 (마음의)병에 걸린다는 것을 깨달은 비행교육원 Ground School 종료와 동시에 집으로 향했다.

비행교육원 Ground School 종료... 기념 집으로 귀향했다. 태안 생활 시작 불과 2주만...

 

평택까지 친구차... 평택에서 수원까지는 기차... 수원에서 집까지 택시... 도합 3만원이 넘는 미친 여정이였다. ㅋㅋㅋ

 

그렇게 행복하게 본가 Life를 즐기던 도중 비행장으로 갈 생각이 없었는데 밤 10시 가까운 시간에 갑자기 다음 날에 비행 조 주관 Sim 교육 관련 전체 브리핑 잡는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라 내려가게 된다.

 

차의 필요성이 절실해진 순간이였다.

 

그렇게 몇 주 뒤 부모님과 협상 끝에 어머니 차를 몰고 비행장 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잠시 멈추다 재개 된 태안 생활!

 

멀리서만 보던 세스나를 드디어 가까이 볼 기회가 생겼다.

 

 

우연히 알게 된 비행하던 동생의 비행을 관숙할 기회가 생겼고, 처음으로 조종실을 보게 된 순간이였다.

 

생각보다 더 좁았지만, 묘하게 설렜다. 비행기를 너무 좋아하던 나로서 칵핏을 처음 가까이서 보게 된 순간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잊지 못한다.

 

당시 장주비행을 하던 동생의 비행 덕에 처음으로 공중에서 비행장을 보게 되었다.

 

 

공중에서 본 태안 비행장은 기대보다는 좀 작은 사이즈로 보여서 살짝 아쉽긴 했지만...

아무튼 생각보다 강한 세스나의 힘에 놀랐고, 생각보다 많은 절차와 어려워보이는 관제에 당황했다.

 

그렇게 첫 관숙비행 이후 Sim 교육에 돌입했다.

 

며칠간 플심과 공부로 갈고 닦았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첫 Sim 데뷔...

담당 교관께서는 사실 아무 상황도 부여하지 않고, 시동만 잘 걸어서 기재 취급 절차가 가장 중요하니 비행보다는 절차 위주로 진행해보자고 말씀만 하셨다.

 

이게 혼자 연습할 때는 청산유수처럼 나오더니, 실제 앉아서 조작해보니 멘붕이 와서 중간중간 무너질 뻔하다가... 겨우 붙잡은 멘탈로 다시금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 알지도 모르면서 빠르게 조작하고 빨리 다음 챕터로 넘어가고 싶어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특히 직접 보면서 진행하는 Checklist들은 크게 어려움이 없었지만, Memorial Item을 할 때는 코딩 잘못된 로봇마냥 오작동을 자주 했다.

 

ㅋㅋㅋㅋㅋ 아무튼 STG 0이라고 볼 수 있는 3시간의 Sim 교육을 마무리하고 Check를 보게 되었다.

 

당시 평가관께서는 내가 생각보다 잘 했다고 생각했다보다... 애시당초 평가 범위가 아니였던 범위를 요구하시길래 대뜸 '잘 모르겠지만 해보겠습니다.'라고 하였고, Steep turn을 했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인 기동을 마무리하고 다음 기동인 Slow flight을 해야하는 지 여쭤보았다.

 

진행 여부를 여쭤보니 '아... 아뇨... 그만할게요...' 그렇게 Sim 평가가 마무리되고, 무리 없이 Simulator Check도 마무리하였다.

 

당시 공부하던 자세 비행...

실 비행 전 긴장과 함께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자세 비행을 강조하던 학교, 플심 경험으로 밀어붙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고, 그래서 선배들께서 대대손손 물려주신 자료들을 참고하여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

첫 비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Cockpit time을 하며 찍은 사진
당시 유행 타던 눈오리와 함께 첫 번째 태안에서의 겨울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귀신같이 기숙사 신청을 까먹고 자취방으로 강제 이주하게 된다.

 

오늘 글은 여기까지... 다음은 실비행 시작부터~